이영도 단편 에소릴의 드래곤(단편) - 내 맘대로 읽어보겠어




에소릴의 드래곤(단편) - 네이버 링크





저는 이영도라는 작가에 대한 개인적인 신상을 잘 모르지만, 이 작품을 읽고난 후 한 가지 확신이 들었습니다.

"이영도씨는 미혼에, 애인도 없을꺼야!"

"....."

(물론 위 작품을 집필했던 당시를 기준으로 삼습니다)

"........."



어쩌면 더스번 칼파랑은 작가가 선호하며 또한 추구하는, 혹은 작가 자신이 생각하는 이영도 자신의 남성상일 것이리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어쩌면, 정말 어쩌면 더스번 칼파랑은 세상을 향한 작가의 변명 그 자체일런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더스번은 살이 쪘다는 본문의 묘사를 보면서부터, 그리고 더스번 칼파랑은 사실 좋은 남자였다는 대목을 읽는 순간 다들 뭔가 팍 하고 짚이는 게 있지 않으셨습니까?(...)

"...............,..."


뭐;; 이런 얘기는 치우고 이야기에서 받은 간략한 느낌을 말하자면, 참 좋았습니다.
동시에, 이영도와 그의 판타지는 현 대여점 체제의 장르소설과는 다른 지류의 강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 번 실감했습니다.

모든 이야기에는 클리셰가 있습니다. 굳이 판타지나 무협, SF와 같은 클리셰가 아닌, 며느리와 시어머니 같은 전형적인 형태의 캐릭터들 또한 클리셰라고 할만한 요소를 충분히 가지고 있습니다.

이영도가 주로 선택하는 클리셰는 판타지입니다. 하지만 이 클리셰는 톨킨과 D&D의 클리셰와는 상당한 거리를 두고 있지요. 이는 비단 눈물을 마시는 새와 같은 동양적 판타지가 아닌 서양적 판타지에서도 또한 적용할 수 있는 주장입니다(사실 십 몇년 전의 드래곤 라자에서는 D&D냄새가 나긴 했습니다... 이번 개정판에선 그 부분을 어떻게 바꾸었다고 들은 것 같은데 잘 모르겠군요).

본 작품 '에소릴의 드래곤'에서 차용된 클리셰는 서양식 판타지이지만, 이는 판타지라 하기보다는 이야기(Fairytale)라고 보는게 옳습니다. 공주 나리메의 초반 대사를 보면 그것을 확인할 수 있지요.
그리고 드래곤에게 납치되서 자신을 구하러 올 용사를 기다리는 공주-라는 전형적인 '이야기'를 잘 아는 사람이라면 다소 실소를 지을만한, 이성적이고 현실적인 논제들을 늘어놓았습니다. 물론 재해석과 그에 따른 반전이 흥겹게 뒤따릅니다. 톨킨과 D&D의 설정을 되다 말게 끌어와서, 그저 기존 클리셰에 대한 끝없는 반복과 천착만을 되풀이하는 대여점형 판타지와는 대조되는 점이지요.
 
또한 클리셰의 깊이가 얕을수록 그 글의 재미는 전적으로 작가의 역량에 의해 좌우되기 마련인데, 이영도의 소설은 대개 우리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습니다. 반면 어느정도 깊이가 형성된 대여점형 판타지의 클리셰를 십분 인용한 소설들은 진부함을 여지없이 드러내곤 하지요.
(매니악한 소설이 나쁘다는 뉘앙스가 느껴질수도 있겠습니다만,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저 이영도라는 작가 개인의 우수성에 대해 부각시키고 싶었다는 사실만을 바라봐주세요) 
이영도의 판타지와 대여점형 판타지 간 등장인물의 밀도에 대한 비교는, 사실 중요한 부분이지만 언급하지 않겠습니다. 다들 너무 잘 알고계실 부분일테니...

등장인물 얘기를 좀 해보지요.

조빈이 란데셀리암에게 했던 말 그대로, 나리메 공주는 온실속의 화초입니다. 중반까진 다소 멍청했습니다만. 이젠 안 그래요!

사란디테의 회심섞인 외침대로, 더스번 칼파랑은... 예 뭐, 좋은 남자입니다. 안 그렇습니까 이영도씨?(...)

사란디테를 위하는 척 정론을 펼쳤던 조빈은 자신만을 위하는 소인배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조빈이 드래곤 란데셀리암에게 구출대의 존재를 폭로하는 시점에서, 잠깐 조빈에게 혹했던 공주 나리메는 그의 실체를 알게되지요. 이내 자신 또한 조빈 그 자신의 처지 여하에 따라 그 구출대와 같은 위치에 놓일 것이라는 것을 깨닫고 정을 뗍니다. 전리품으로서 조빈을 택한것은 버림받은 남자에 대한 단순한 동정일 뿐이지요.
사족을 붙이자면, 이영도 자신이 싫어하는 유형의 남자를 이런식으로 구현해내서...(자체검열)

사란디테가 전리품으로서 월장석을 취한것은 큰 의미를 지녔다고 봅니다. 중반에 더스번이 월장석을 들이밀었을 때만 해도 존나 싫어했던 사란디테가 왜 갑자기 마음을 바꿨을까요?
자신의 또다른 모습을 스스럼없어하는 더스번과의 인연에 대한 상징물이라고 봐도 무방할겁니다. 다르게는 조빈과의 완벽한 절연에 대한 상징이라고 해석하겠습니다.

"..............................."

그렇게 작품 '에소릴과 드래곤'은 권선징악의 느낌을 가진 채 마무리됩니다. 그리고 작가의 화신인 더스번 칼파랑은 상당부분 자신을 이해하고 있는 꽃 두 송이를 양손에 쥐고(자체검열)


by 마무리 | 2009/05/10 03:21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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